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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의 문제

사회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서로간에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그리고 지속적인 상호작용은 '신뢰'라는 두터운 관계를 형성한다. 이를 역으로 생각해보면 신뢰의 가장 주요한 요소로 '지속성'이 있음을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는 타인이 '갑작스럽게' 자신에게 잘해주게 되면 의심부터 한다. '이사람이 뭔가 바라는게 있다'). 또한 우리는 언어적, 비언어적인 요소로 상대의 태도를 관찰할 수 있다. 신뢰를 주는 어투, 행동(행동의 한 예는 역시 '지속성'이다) 등은 '아, 이사람은 진정으로 나에게 다가오는구나(真挚)'라는 느낌을 전달한다. 그래, 신뢰의 두번째 요소로 (비록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는 없을 수 있지만 사회적 경험상 느껴지는것을 포함한)'진정성'을 들 수 있을것이다. 이 두가지 요소는 상황에 따라 비중이 변화할 수 있다.


신뢰는 상대의 허물을 덮어주고 상대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는 모습으로 표헌될 수 있다. 중국에서의 관시(關係) 문화, 그리고 한국의 '의리!'문화가 가 이러한 모습의 극단적인 예로 들 수 있을것이다. 단, 신뢰가 깨지는 순간 상대의 허물이 보이고, 상대를 위해 희생하는 행위가 비이성적으로 보이게 된다. 이것의 예를 들자면 '이혼'이라는 행위를 들 수 있겠지... 우리는 (연애결혼에서는) 지금과 같이 지속적으로 (사랑을) 줄것이라는 지속성, 그리고 상대로부터 진정으로 사랑을 받고있다는 진실성에 근거하여 결혼을 한다(relationship를 맺는다). '연줄'에 기반하지 않은,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신뢰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었지만 그 신뢰가 무너지게 되면 발생하는것이 이혼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친한 두사람이라도 수년 수십년을 하루종일 같이 살면 다툼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사람의 성/인격은 모두 제각각이기에 perfect match라는것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다툼을 잠재우는것이 허물을 덮어주고 희생하고자 하는 마음이고, 그것의 바탕은 신뢰라고 생각한다.  --물론 콩깍지는 다른문제다.


나는 '입사'를 '결혼'에 비유하는것을 좋아한다. (면접은 소개팅이다... 라는 비유로 시작하여 나중에 글을 쓸 예정이다, 특히 면접도 기업이 구직자를 바라볼때 발생하는 신뢰성의 문제로 생각해볼 수 있다.) 신뢰라는 맥락에서 보았을때, 기업이 오랜 역사를 가지는것, 그리고 사원을 진정으로 대하는가, 라는 두가지 측면은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인지 여부를 측정하는 요소가 된다 생각한다. 신뢰받는 기업은 사소한 문제가 있다 할지라도 '그것은 감수하고도 입사하고 싶다' 라는 반응을 얻는다. 특히 벤처기업 입사를 결정하는데있어 이러한 신뢰문제는 입사자의 접근태도를 좌우하기에, 벤쳐기업은 구인을 할때 자신들의 신뢰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하여 노력한다. 기업의 지속성을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신 '사원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확고한 인식을 심길 원하며, 이를 위하여 회사행사사진이나 복지시설 그런것을 강조한다. --물론 결혼도 마찬가지지만, 정략적인 관계는 이 글에서는 고려하지 않는다.


지금 나는 집단, 그리고 집단의 리더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집단에서 빠져나오기 위하여 다양한 이유를 대지만, 사실 그렇게 심각한 이유는 없는것으로 판명되었다. 단, 곰곰이 생각하면서 이유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니 이 모든것은 신뢰에 대한 문제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게되었다. 지속적이고 진정성에 기반한 관계가 유지되었다면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성격을 가진 사람으로써 더더욱 그랬을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집단의 허물이 보이고 내가 집단을 위하여 희생하는것이 '무의미한 희생'으로 느껴지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나마 없었던 신뢰관계가 최근의 사태로 인하여 악화된것이다.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그리고 아예 처음부터 조건만 보고 집단과의 관계를 형성했다면 이러한 고민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돈만보고' 결혼하고 대기업에 들어가는것은 오히려 간단하다. 그 돈이라는 '계약조건'이 서로를 붙잡는 계약이 될테니. x같네라고 투덜대지만 버틸 수 있는것은 그 확고한 계약조건 때문이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를 기약하는, 뚜렷한 계약이 없는 경우에는 그런 관계를 형성할 수 없다. 그때에는 오직 신뢰만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들을 연결하는 연결고리가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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