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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achaturian - Toccata in E flat minor
이곡을 듣고있자면 항상 그 게임이 생각난다... Skyroads... 남의집에 염치없이 맨날 놀러가서, 어딘가에서 얻은 5.25인치 디스켓으로 최신식 486 컴퓨터상에서 했을때의 그 느낌이란. 특히나 왠지 새로운 곳으로 모험을 떠나는 듯한 (어느 트랙이었는지는 찾아봐야 하겠지만) BGM은 꽤나 인상깊었다. 괴기스럽다고 표현할 수 있을적인 음색과 반복적인 리듬 사이에서 중간중간 진취적인 음의 변화가, 새로운 곳으로 한 발치씩 내딛는 우주인의 느낌을 주었다. 생각이나서 유튜브에서 검색해봤더니 여러 트랙을 들을 수 있었고, 역시나 명곡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 Skyroads BGM 리뷰시간은 아닌게 아쉬울 따름이다?
[그림 1] 추억의 게임, Skyroads. 연달아 뛰는 코스에서는 나도모르게 호흡이 멎는일이 생긴다.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와서, 프로코피에프와 비슷하게 하차투랸도 타악적인 면을 음악에 많이 반영한 음악가라 생각되며, 이 곡은 그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많은 연주를 유튜브에서 들어보았는데 (특히 여성 연주가들중에서) 이 곡을 너무 해석하려 들려는 나머지 너무 느끼하고 이도저도아닌 그런 흉물스러운 곡으로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내 성향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이건 드럼을 붓으로 치려는 시도나 마찬가지이다. 붓으로 슬슬 면을 간지럽히는것을 보고 아 드럼을 잘치는구나 하지는 않는다. 어느 곳에 악센트를 잘 집어넣는가, 박자는 고르게 변주하고 있는가, 그리고 명확한가 가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꼽은 동영상이 아래의 Sonya Kahn 연주 동영상이다. 약간 느린감이 없지 않지만 내가 생각하는 해석에 근접하게 연주했을 뿐만 아니라 음이 명확하기 때문에 우선 올려보았다. 이 곡을 혼자 치자면 막 신나서 빨라지는데 꽤나 박자도 조절하고 있으며 페달링이 잘 되어 있다. 특히 유튜브에 올라가 있는 동영상들중에서 맘에들게 박자를 관리한 케이스가 드물다.. 특히 파트가 바뀌는 부분에서 너무 심하게 갑자기 느려지거나 빨라지거나 하는 경우, 그리고 신나서 점점 빨라지거나 힘들어서 점점 느려지는 경우 등등.. 곡 난이도는 높지는 않지만 빨라지면 생기는 박자 불일치와 깔끔한 연주를 위하여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그나저나 참으로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 동영상이다...??
[동영상 1] Sonya Kahn performing Aram Khachaturian Toccata in E flat mi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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