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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일, 그리고 부동산

나의 삶의 이유는 '존재가치의 증명'을 위해서이다. 즉, 이 세상에 태어난만큼 사회를 발전시키고 변화시키는데 삶의 목적이 있다고 생각한것이다. 따라서 남들보다 좀 더 앞서서 무언가를 개척해내고 더 높은자리에 올라 변화를 이끌어 내야한다는 사명의식이 있었다. 만약 남들보다 뒤쳐지고 인정할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삶의 이유가 없어진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다양한 '일'을 경험해보고 많은 '일'을 하는것에 온전히 시간을 투여했던것 같다. 물론 아직도 그러한 꿈은 사라지지 않아서 오늘도 회사에 나와 일을한다.

 

지금 팀에는 회사내의 훌륭한 사람들만 죄다 모아놓은 느낌이다. 적어도 '이사람이 있어서 힘이 빠진다'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사람은 없다. 그래서 이 팀에 있으면 팀원들에게 존경심을 갖게되고 자연스럽게 일에대한 동기부여가 생길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만히 지켜보니 팀원들에게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것은 회사일 외에는 다른 여유가 없어보인다는 점이다. 자원하여 야근을하고, 커피숍에 가거나 회식을 하더라도 일 관련 이야기밖에는 하지 않는다. 그나마 다른이야기 한다하면 포켓몬고. 사회 돌아가는거에 관심도 없어보이고 무슨 낙으로 삶을 사는지 알수가 없다. 취미를 물어보는건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이라) 약간 예의가 아닌느낌?

 

예전에는 내가좋아하는 일에만 집중하는 삶이 정말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하였는데, 정말 일에만 집중하는 분들을 주위에서보니 그것이 좀 잘못된것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분들을 실제로 옆에서 보니 일 자체에 대해서는 '엄청난' 흥미와 재미를 느끼시지는 않는것처럼 보인다. 연차가 많이 쌓였기 때문에 기존에 하던 일이 들어오면 무리없이 해내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일을 벌릴만한 열정/의지는 (여러 이유로인해) 사라져버려 그냥 로봇처럼 들어오는 일을 처리한다. 일때문에 마음이 두근거렸던 시절은 아무래도 오래전으로 보인다. 하기야 나조차도 새로운 게임을 하고자하는 열정/의지가 약해져서 옛날에 하던 게임만 의무적?으로 하는데..

 

그리고 또다른 문제는 40중후반이 되면 슬슬 은퇴를 생각해야한다는 점이다. 이분들이 얼마를 벌어놓으셨는지는 모르겠으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노후가 완벽히 준비되어 있어보이지는 않고, 그렇다고 일을 잘한다고해서 엄청나게 돈을 버시는것도 아닌것같고. 또한 지금은 업무라는 할일이 있어서 하루의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만 퇴직하고 나서는 어떤것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지금도 휴가때 심심하다고 회사나오시는데..) 나중들어서 새로운 취미를 가지려고 시도할때면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될텐데, 나이먹어서 그러한 시도가 성공적일지 모르겠다. 결국에는 100세 시대에서 지금하는 일에만 집중하는것은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특히 R&D 업무는 퇴직하면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차라리 업무에 올인하기보다는 50세이후에도 할 수 있는 취미/특기를 미리부터 갖춰놓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얼마전까지 클럽을 가거나 공연을 보는것이 취미였지만 어느순간부터 레파토리가 뻔해지고 지겨워짐이 느껴져서 최근에는 그런곳을 잘 가진 않는다. 운동과 악기연주는 물론 계속 끌고갈건데 돈을 벌어주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다. 투자관련해서, 주식이나 코인은 투자트렌드를 파악하고 따라다니는것이 아직은 소화할만하지만 나이가 먹으면서 부침을 느낄 수 있기때문에 비중을 점차 줄여나갈까 생각하고 있다.

 

그럼 돈을 벌수 있으면서도 50세 이후에도 할 수 있는 취미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부동산처럼 내 취향에 맞는 취미는 없을것 같다. 호기심이 많고 맛집찾아 돌아다니고 자전거타는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임장에 최적화되어있다. 지금도 인터넷 물품구매시 어떻게하면 더 싸게 살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면서 살아가는데 부동산도 저렴한 매물찾으면 그렇게 기분좋을수 없다. 또한 지금하고있는 업무는 기술스펙보고 분석하는건데 (적성에 맞는듯) 부동산 법령도 분석하고 예외사항 찾아내서 절세하는것도 이와 마찬가지니 흥미롭게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부동산에는 주택말고도 할만한게 너무나 많기도 하다.

 

예전에는 돈을 벌어야하는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확실한 이유가 생겼다. 자식에게 최소한 서울집 하나 물려주기 위함이다. 잠시동안 서울에서 벗어나 살아야하는지라 돌이켜 생각해보니, 서울에서 벗어난다는것은 서울이 주는 교육환경적 메리트를 잃어야 한다는것으로 인식이 되었다. 그나마 얼마후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것이 너무나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자식이 (빡센) 서울환경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먼저 살아본사람으로써 말하자면 서울이 여러모로 낫다. 그리고 부모가 이렇게 생각하고 준비한다는것 부터 이미 다른 아이들과 다른 시각을 갖게해주는것이라 생각한다. 

 

예전처럼 그냥 수원에서 살았으면 일에 올인하며 그냥 출퇴근가능한 후줄근한 아파트에 전세로살다가 퇴직하고 통닭이나 튀기고 있었겠지. 당장에는 일을하며 보람을 느낄수 있겠지만, 은퇴하면..? 초반에 언급했던 나의 삶의 이유인 '존재가치의 증명'은 50대가 되면 더이상 할수없게 된다. 그려먼 공허한 마음으로 나머지 50대를 보내야 했겠지.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현재의 나의 존재가치는 업무성과를 통해서가 아닌, 서울에 등기치고 종합부동산세를 내는 방식으로 증명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자식에게 남들이 주지못하는 교육적경험을 제공하는것이 내 삶의 목표가 되었다. 어제 아너힐즈를 다녀오고나서 더욱 그러한 마음이 굳혀졌다. 아래 지도를 집에 붙여놓으면 마인드세팅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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