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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라는 단어는 누가 처음으로 사용했을까?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단어를 가장 먼저 언급한 사람은 구글의 에릭 슈미츠(Eric Schmidt)라고 알려져있다. 그런데 몇몇 국내자료들을 보면 구글러였던 크리스토프 비시글리아(Christophe Bisciglia)가, 심지어 2005년에, 에릭에게 클라우드라는 개념을 먼저 제안하였다고 하는데, 어떤의미로 클라우드 개념을 제안했는지 궁금해져서 조금 더 알아보기로 하였다. 우선 결과를 먼저 적어보자면, 어쨌거나 대중앞에서 에릭 슈미츠가 처음으로 언급했다.. 라고 요약할 수 있을듯하다.



비시글리아(Bisciglia)가 먼저 제안했다는데에는 다양한 주장이 있고, 한글로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휴 컴퓨팅 자원에 대한 활용'을 위한다는 주장은 2000년대 말의 몇몇 서적에서 찾아볼 수 있고, 이를 인용한 논문과 정부보고서는 이를 다양하게 재해석해낸다. 또한 '인프라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핵심 역량에 집중할 수 있다'라는 주장은 비시글리아가 2005년에 최초로 제안했다고 주장하는 어느 한국신문사의 영문기사를 잘못해석한것으로 보인다. 또한 '모교 후배들이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게 위해' 클라우드를 착상했다고 하는 기사는 아래의 내용과는 약간 의미가 다르다.  


아무리 구글링 해도 위 루머?들의 출처를 확인할 수 없었고, 대신 Google and the Wisdom of Clouds 라는 Bloomberg(BusinessWeek)기사를 통해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2007년 당시 27세였던 비시글리아는 학부 졸업생들이 구글러들처럼 생각할 준비가 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음의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현재 데이터의 1000배에 달하는 데이터를 가지게된다면 무엇을 할것인가?' 이는 지구 전체에 걸친 방대한 구글 컴퓨터 네트워크에서 생각하고 일하려면 반드시 고려해야할 문제이기 때문이었다. 구글의 컴퓨터들은 구글 캠퍼스내부에 갇힌것이 아닌 지구 저 어딘가에 널려있었고, 구글러들은 이를 '클라우드'라고 불렀다. (It was just out there, somewhere on earth, whirring away in big refrigerated data centers. Folks at Google called it "the cloud.")


이러한 대규모 컴퓨터 스케일을 이해할 사람을 원했던 비시글리아는, 학부생들에게 고급교육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06년 가을 어느날, 그는 슈미츠와의 미팅에서 그의 일과중 20%를 '클라우드 스케일 프로그래밍'에 관한 강의(Google 101) 개설에 할애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구글에서는 일과의 20%를 개인 프로젝트를 위해 할애할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Google 101은 더욱 발전되었고, 9개월 후 비시글리아는 슈미츠에게 '구글에서건 다른데서건, 구글 스타일의 어마어마한 컴퓨팅 자원을 누구에게나 제공할 수 있어야한다' 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The idea, as it developed, was to deliver to students, researchers, and entrepreneurs the immense power of Google-style computing, either via Google's machines or others offering the same service.)


여기까지가 첨고할 내용이고 그 뒤는 Google 101 을 어떻게 (회사 기술을 유출하지 않으면서도) 외부에 꾸려나갔고 발전시켰는지에 대한 내용이라 생략한다. 아무튼 위 내용을 보면 비시글리아는 클라우드라는 단어를 처음 주장한사람은 아니고, 그나마 구글스타일의 클라우드 개념을 외부에 전파하자고 2007년에 제안했다고 볼 수 있다. (참고: 아마존 AWS는 2006년에 출시됨) 또한 Google Gets Ready to Rumble With Microsoft라는 New York Times의 기사를 보면 비시글리아는 클라우드라는 개념을 정의하는것보다 개발 인력 유치에 더욱 힘썼던것처럼 보인다.



다음으로 에릭 슈미츠(Schmidt)가 2006년에 클라우드를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언급했다는 주장(by '클라우드와 빅데이터의 정치경제학')을 조사해보자. 2006년 8월 9일에 열린 Search Engine Strategies Conference 의 서두에서 그는, 과거의 클라이언트/서버 컴퓨팅과 현재의 클라우드 컴퓨팅을 비교한다. 클라이언트/서버 컴퓨팅 환경에서는 독점적 프로토콜을 사용하고 비싼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면서 수익을 창출하였다. 이에 반해,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모든것이 서버에 있는(they should be in a "cloud" somewhere)'상황에서, 어떤 기기로든지 자유롭게 클라우드에 접속할 수 있고, 서비스 프로바이더는 접속과정에서 수익을 이룰 수 있다.


그 배경에는 '광고'의 발전이 있다. 온라인 광고에 더욱 최적화된 컴퓨팅 형태로써 클라우드가 등장했다는 주장이다. (to this new cloud model where people are living in more and more online) 또한 그는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독점적 프로토콜, 비싼 소프트웨어로 돈을 벌려고 애쓰는데, 그러지 말고 새로운 흐름(인터넷)을 쫒아라라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don't bet against the Internet") 그 외의 강연은 search advertising market와 관련된 내용이라 생략한다. 전체적인 문맥을 보았을때, 지금처럼 클라우드의 효율성이나 가격적인 측면에 초점을 두며 클라우드를 언급했다고 보긴 어려울것 같고, 대신 온라인에서의 활동/기록 정보를 바탕으로 개별 사용자의 특징을 파악하여 광고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Search Engine Strategy로써 (서비스와 데이터가 모두 어딘가의 서버에 수집되는) 클라우드 모델에 관심을 가진것으로 보인다.


결국 클라우드라는 단어는 2006년에 두분 모두 사용했긴 했지만, '저 어딘가에 정보가 저장된다'라는 기존에 통용되던 의미로 사용된거지.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클라우드의 의미와는 약간 달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혹시 다른사람이 먼저 클라우드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을까? 라는 의문이 있다면 2008년 12년에 정리된 Who Coined The Phrase Cloud Computing?라는 글을 참고해도 될 것 같다(물론 에릭이 처음 사용했다는 결론) 이 글은 이정도로 정리하고 다음 글은 클라우드에 대한 정의를 시각별로 정리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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