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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의 위대한 늑대문화를 읽고


화웨이는 이번 LG 유플러스의 2.8GHz대역 LTE망에 장비를 공급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미국정부에서 화웨이 장비에 대해 보안적인 문제로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를 들었고, 동일한 논리가 우리나라에서도 등장하였다. 하지만 강력한 가격경쟁력과 CPRI(공공 무선 인터페이스)규격 공개등과같은 조건이 LG유플러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이에따라 그간 꾸준히 통신3사와 거래하던 에릭슨과같은 기존 대기업들은 하나둘씩 그 세력이 축소되고 있다. 물론 네트워킹 시장에서 화웨이가 에릭슨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한 사실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와같이 엄청난 위력을 자랑하는 화웨이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타나는 것일까? 이러한 궁금증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 특히 며칠전에는 LG유플러스와 화웨이가 공동으로 3-band CA(Carrier Aggregation)시연에 성공했다는 뉴스가 나오기까지 했다!


화웨이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핵심가치를 신성시 하고 핵심가치를 지킬 수 있는, 어떠한 위기와 시간의 흐름에 상관없이 결코 사라지지 않는 '올바른 환경/문화'를 스스로가 조성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특히 '자기반성'과 '위기의식'이라는 런정페이의 확고한 신념은 경직될 수 있는 기업에 생기를 불어넣어주었다. 그리고 '고객중심'을 비롯한 핵심가치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전통은 모두에게 전파되어, 공감대에 기반해서 각 사원이 런정페이의 방향성에 힘을 돋워주는 '늑대문화', 스파르타 정신, 해적문화를 형성하였다. 하지만 기업이 커짐에 따라, 부를 쌓는 경영진과 위기의식이 부족한 신입사원의 등장으로 화웨이 정신은 퇴색되고 있다. 아마 이 책을 쓴 이유는 과거를 되짚어보고 현재에 그 정신을 이어나가려는 사장의 지시에 의한것은 아닐까? 하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때 국내 어느 기업에서의, 창립자의 저서를 읽고 감상문을 제출하는 그 모습이 오버랩된다.


'요컨대 지도자가 연구파라면, 경영진은 '기능파'로서 기업 지도자의 철학을 구체화,기능화해 궁극적으로는 자사문화로 고착화해야한다. 20여년이 지난 오늘날, 런정페이가 그동안 제시했던 이야기와 관점을 가만히 곱씹어보면 그의 기본적 사상이 한번도 변하지 않았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즉 고객중심, 노력하는 자, 끈기있게 어려움과 싸울 줄 아는 용기와 힘이 바로 그러하다. "무엇이 화웨이의 고속 성장을 가능케 했냐고요? 화웨이 전 직원의 마음속 깊이 스며든 경영 철학 덕분입니다. '고객 중심, 노력하는 자, 끈기 있게 어려움과 싸울 줄 아는 용기와 힘'을 존중하는 문화의 힘이 컸습니다. 배경이니 하늘의 뜻이니 하는 것따위는 존재한 적도 없습니다' -p44


만약 화웨이에서 런정페이가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많은 사람들은 애플사에서 스티븐 잡스가 사라지자 애플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평가하였다. 그의 냉철한 판단과 심미적 시각, 그리고 여러 분야를 한데 어우르는 그의 능력은 애플의 상징성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애플=잡스 라는 공식이 성립할 수 있었다. 하지만 런정페이는 자신이 부족하다는것을 인정하고, 각 성원이 협력하여 기업을 생존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역할은 공동체에 올바른 철학을 심어주고, 이를 유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다듬는 것이었다. 그는 모든 자사(지분공유) 뿐 아니라 협력업체까지도 이익을 공유하며, 이익공동체에 손해를 입히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는 대표이자 보증인이었다. 이와같은 잘 다듬어진 조직중심적인 늑대문화는, 급변하는 통신업계에서도 그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었으며, 한사람에의해 휘둘리지 않는 자율적인 기업을 만들어낸다.  문맥에 비록 딱 드러맞지는 않지만 아래에 '늑대문화'에 대한 소개를 인용해본다.


"늑대의 생존 발전에 부응하는 조직과 시스템을 갖추고 승부욕이 강한 공격형,확장형 임원을 유치하고 대거 양성해야 합니다. 그들은 늑대처럼 민감한 후각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팀플레이에 능합니다. 또한 앞뒤 가리지 않고 기회를 잡아 상품과 시장을 확대할 줄 압니다. 낭패라는 단어의 유래를 아십니까? 낭은 앞다리가 길고 뒷다리가 짧은 늑대를, 패는 그와 반대로 앞다리가 짧고 뒷다리가 긴 늑대를 가리킵니다. 두 짐승이 같이 나란히 걷다가 사이가 벌어지면 순간 균형을 잃고 넘어져 당황하게 되는 것을 가리켜 낭패라고 하죠. 기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시장을 개척할 '낭'을 앞세우고 , 동시에 인솔에 능하고 종합적인 경영 플랫폼을 구축할 줄 아는 '패'가 필요합니다. 앞에서 돌진하는 낭과, 뒤에서 낭을 지원해주는 패가 있어야 비로소 늑대의 무서운 힘이 발휘됩니다."

"기업이 발전하려면 낭과 패의 세가지 특징을 모두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첫째, 민감한 후각, 둘째, 불굴의 진취성, 셋째, 팀플레이 정신. 기업이 몸집을 키우려면 이 세가지 요수를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상대적으로 경쟁이 느슨한 환경이 마련되었을 때, 새로운 기회를 찾아 몰려든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시장을 선점할 수있는 선구자가 될 수 있습니다"- p101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화웨이의 시기를 두부분으로 나누어 본다면, 앞부분은 회장인 런정페이의 주도하에 화웨이가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 그리고 뒷부분은 대기업에서 초대기업으로 확장함에 따라 발생하는 '피로 증후군', '세포괴사'와 같은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화웨이가 어떻게 자기자신을 뒤흔들었는가,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뒷부분에서는 시스코와 하버 네트워크간의 위기관계를 해소하고 '미국신발에 자신의 발을 맞추는' IPD운동, 그리고 사직서 제출운동과 같은 흥미로운 부분도 있지만, 이 글에서는 앞부분에 중심적으로 나타난 지금의 화웨이를 만들어낸 '초심'에 대해 적어보자 한다. 단 뒷부분의 내용을 아주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각 직급은 철저하게 분할되어야 한다는것과, 급진적인 개혁대신 중립/음양이론(이는 또한 지속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乱中求治,治中求乱')을 떠올리게하는 점진적인 조화와 발전을 꾀해야 한다는것(극단주의의 배격), 그리고 실수를 용납하는 '관용'의 자세를 설명한다. 또한 단기적인 이익추구 대신 끝까지 살아남고자 하는 '생존'에의 지속적인 갈망이 기업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라 하였다.


무역회사로 출발한 화웨이는 '서비스'라는 개념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중국에서 을乙의 입장, 즉 '고객중심'의 경영방침을 가지고 통신망 구축을 시작하였다. 상당시간동안 저가, 저품질의 이미지로 평가받았던 화웨이었지만 적어도 '우수한 서비스'라는 확실한 강점을 가지고 있었다. 실수를 고객에게 떠넘기거나 반응이 굼뜬 서방 업체에 상대되는 그들의 장기적인 전략은 그들의 내공을 쌓게해주었으며, 또한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수용함에 따라 그들은 고객과의 신뢰와 형용할 수 없는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 또한 에베레스트, 이집트, 리비아, 알제리등과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구성원들의 도전정신과 성실성을 바탕으로 그들은 한단계씩 성장할 수 있었다. 또한 사내정치를 없애고 노력과 나태에 철저한 보상과 처벌을 함으로써 구성원이 '지름길'로 가고자 하는 유혹을 뿌리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내용들은 아래에 인용한 글 뿐 아니라 290쪽에 첨부된 'EMT 자율 선언'전문에 압축되어 서술되어 있다.


'고객 중심주의가 뭐냐고요? 하루 종일 고객에게 머리를 숙이고 허리를 굽실거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네트워크 설비에 성실하게 책임지는 것이 바로 고객 중심주의입니다. 주어진 바에 최선을 다하는 겁니다. 고객이 화웨이의 설비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면, 우리는 당연히 즉시, 정확하게, 그리고 고품질,저비용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지진이나 전란 등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했다면 고객과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합니다. 대개의 경우, 네트워크가 가장 쉽게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죠' - p96


'화웨이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감내해야 하는 고통 따위가 아니다. 뼈를 깎는 노력과 성실함, 인내를 하찮게 여기는 태도야말로 가장 무서운 존재다. -p76

'노력하는 자를 강조하는 문화 역시 고객 중심주의의 일환입니다. 고객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은 화웨이를 떠받치는 기둥입니다. 그런 사람들과 달디단 성과를 골고루 나눌 수 있다면 고객을 더욱 가깝게 여기는 태도와 마음가짐 역시 한층 자라날 수 있을 겁니다. 끈기있게 어려움과 싸울 줄 아는 용기와 힘의 중심에도 고객 중심주의가 우뚝 서있습니다. 당신이 소비하는 모든것은 고객에서 비롯됩니다. 그런데도 무의미한 소비로 고객의 비용을 가중시킨다면 소비자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힘든 지역이나 어려운 직위를 감당해야 하는 것이 무서워 고객이 아닌 자신을 먼저 앞세운다면, 고객은 당신을 받아들이지 않고 인정ㅎ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당신의 삶은 힘겹게 변할 것입니다" - p96


또한 고객중심이라는 핵심가치를 보전하기 위하여 화웨이는 주식을 상장하지 않았다. '고객이 왕이다'라는 입장은 상장을 하는 순간 주주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강박으로 인해 그 의미가 퇴색된다. 주주는 단기적인 이득을 추구하며, 주주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당장 수익이 되는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해야 한다. 또한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가시적인 성과를 발현하지 못한다면 이에 대한 투자는 더욱 줄어들 것이다. 다른 이들의 의견에 흔들리지 않고 주체적인 내부에서의 이야기를 경청하기 위하여 상장하지 않은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요근래 비슷한 이유로 상장을 폐지한 컴퓨터 기업 Dell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고객을 위한 서비스는 화웨이가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 '시장 지상주의'가 곧 '고객 지상주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업은 시장의 흐름을 무턱대고 따라가서는 안된다. 시장이 건네는 단기적 이익에 마음을 빼앗겨서는 더더욱 안될것이다. 위대한 기업, 이를테면 애플이나 IBM 등은 시장의 온갖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고객 중심'이라는 자신만의 신념을 고수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고객의 현재 니즈는 물론, 잠재적 니즈까지 정확히 간파함으로써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p69

"화웨이는 계속해서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편견이나 압박감에서 벗어난 지극히 이성적인 목소리는 시장의 진리를 상징합니다. 타인에 의한 압박감이나 편견, 정책적 행위에 억지로 만들어낸 목소리는 고객의 진정한 목소리가 아닙니다. 고객의 진정한 목소리와 기회주의적 목소리를 정확히 구분해낼 줄 알아야 합니다. 이성적인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태도를 계속 지켜가야 합니다. 상황에 맞게 다양할 전략을 구사할 줄 아는 여유도 잊지 않아야 할 겁니다"(2003) - p79


하지만 개인적으로, 화웨이가 성공한데에는 중국의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화웨이 초기에는 신입사원들에게 베갯잇과 야전침대를 지급하였다고 한다. 공휴일이나 주말, 그리고 낮이건 밤이건 오로지 일에 매달린 초기 과학자들을 상기키시는 이와같은 '야전침대 문화'는 마치 우리나라 70-80년대 성장을 이끈 우리의 아버지들을 생각나게 한다. 그들은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국력을 높이겠다는 일념으로 자신들을 포기할 수 있었으며, 이것은 실제로 성과로 드러나게 된다.(숫자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요즘은 어떤가, 바퀴벌레처럼 악착같이 살아야 한다는 팍스콘 CEO 궈타이밍의 구호는 시대에 뒤쳐진것으로 인식되고, 단결력과 신뢰가 사라진채 돈이라는 인센티브만이 간신히 직원들을 작업장에 붙들어두고 있으며, 2008년에는 화웨이 직원이 자살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런정페이는 유럽이 지나친 복지문화로 궤멸할 것이라고 안타까워하기도 하기도 하고 전 사원은 정치적인 발언을 할 수 없다고 못박아두는등(노동시간 문제도 이슈로 등장하였다) 현대사회에 흐름에 반대하는듯한 의견들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요즘 등장하는 신세대들에게도 적용될것인가.. 라는것이 가장 걱정되는 사항이다.


'수십년 동안의 평화와 안락함 덕분에 독일, 영국을 제외한 상당수 유럽국가는 오랫동안 거액의 채무에 기대 표면적인 번영을 구가하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세대는 과거와 달리 게으름을 피우기 시작했고, 안이한 사고방식이 지금과 같은 불행을 초래하고 말았다. 위기가 닥쳐오면 복지국가의 국민들은 과연 제 스르로 '공짜 점심'을 포기하려 들까? 파업, 시위, 집회...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항의 집회부터 급진적, 심지어 폭력적인 항의가 한때 사분오열됐던 나이 지긋한 대륙을 다시 갈라놓고 있다. 그렇다면 더 이상의 위기는 없는 것일까? 답은 'No'다. 위기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유럽은 혼란과 불안의 구렁텅이로 빠지게 될 것이다. 복지주의에 대한 강력한 신뢰와 혜택에 길들어 진취적이고 노력을 강조하는 청교도식 전통 가치관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 정신으로 회귀하는 것이야말로 쓰러져가는 유럽을 다시 일으킬 유일한 희망이라 하겠지만 그것도 그리 녹록지 않다. - p105


군관출신인 런정페이는 기인이라고 불릴만큼 철저히 청교도적이다. 비사교적인 모습으로 묵묵하게 자신의 길만 추구하여 살아온 그는 화웨이창립 이후로도 오랜시간동안 언론에 자신을 언급하는것을 피해왔으며, 앞에서 계속 언급한 '자기반성'은 그 자신을 무자비하게 채찍질 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아직까지는 시대적인 배경에 의해 이러한 모습이 모범으로 인식되고 구성원들에게 확산될 수 있었지만 중국의 문호개방과 IT에서의 '수평적 문화'의 확산이 그의 철옹성같은 관념을 위협하고 있다. 단, 그의 바람대로 화웨이는 시대와 규모에 맞춰 지금도 계속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의 가장 중심에는 오롯이, 화웨이를 이끈 그의 핵심 가치들이 자리잡아 급변하고 알수없는 시장에서 앞으로의 방향을 지시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아래에는 책에서 인상깊었던 구절들을 인용해본다.


深淘灘,低作堰(물이 마를수록 물길을 깊이 파고, 물이 넘칠수록 둑에서 수위를 높여야 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물길을 깊이 판다는 것은 내부적인 잠재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가리킨다. 한발 더 나아가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금융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과감하게 미래에 투자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라 하겠다. 둑에서 수위를 높인다는 뜻은 단기적인 목표를 위해 장기적인 목표를 희생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자신들이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부여해줄 수 있도록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자세를 의미한다.

"'물이 마를수록 깊이 물길을 파고, 물이 넘칠수록 둑에서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태도를 항상 견지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이익을 양보하고 자신에게는 시련을 부여해야 합니다. 가시를 심기보다는 아름다운 꽃을 많이 심고, '적'은 적게, '친구'는 많이 사귀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힘을 모아 한 가지 일을 해내는 것은 특정인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이익을 실현하는 지혜입니다" - p83


'하지만 사상이라는 하늘에서 구름이 생겨나는 과정은 무척 힘겹고 쓸쓸하다. 책을 읽고 난 뒤에 얻는 깨달음이나 사람들과 만나서 얻은 영감,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느낀 감정은 화웨이를 대하는 런정페이의 생각에 영향을 준다. 그의 머릿속에서 '구름알갱이'가 응결되면 회사 내외 여러 관계자와 관련자료를 뒤적이며 서서히 '그름틀'을 마련한다. 그런 뒤에 다양한 인사들과 여러 장소에서 비슷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고를 가다듬는다. 그렇게 해서 형성된 '구름 덩어리'를 임원 회의에서 비공식적으로 소개한 뒤 최종적으로 공감대를 이룰 때까지 끊임없이 토론한다. 공식적인 문장이나 담화와 같은 방식으로 발표된 사고의 결론은 마치 잔잔한 호수 한가운데에 돌을 던진 것처럼 화웨이의 모든 직원에게 닿을때까지 서서히 퍼져나간다' -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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