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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환승(트랜짓, 트랜스퍼) 자세히 개념잡기

지난번 스페인 여행때 에어차이나를 통해 비행기를 예약하였다. 준비없이 급하게 예약하는 바람에 '환승시간이 몇시간 이상이면 공항밖으로 나갈 수 있다던데..' 라고 막연히 생각하며 환승시간이 제일 길었던(12시간짜리) 비행기를 예약했다. 베이징 시내를 구경할 기대에 가득차있던 와중에, 한순간의 착각으로 공항 벤치에서 쭈그리고 12시간을 때워야하는 불상사를 겪게 되었다. 차라리 나갈생각말고 무료 공항라운지라도 예약했으면 덜 억울했을텐데... 이런 상황이 너무 분했고, 다른분들도 이런일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환승의 개념부터 시작해서 베이징 공항 터미널에서 시간때우기 등 여러 글을 작성할 예정이다.


연재글의 첫번째로, 환승이라는 개념에 대해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사전에서 트랜짓(Transit)과 트랜스퍼(Transfer)를 각각 검색하면 공통적으로 '환승'으로 번역되기 때문에 대개 환승이라고 퉁쳐서 설명된다. 하지만 더욱 명확한 구분을 하기 위해서는 트랜짓과 트랜스퍼로 나누어 이해해야 한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이 개념을 혼동하여 사용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간단하게 말하면 '중간 공항을 경유할때 비행기에서 내리고 비행기를 다시 타야하는데, 트랜짓은 같은비행기, 트랜스퍼는 다른비행기를 탄다'고 정리할 수 있다. 막상 글을 적으려다보니 이게 굳이 글로 쓸만큼 어려운 개념은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처음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는 이런 사소한 개념잡기도 어렵다고 생각하며 최대한 자세히 글을 써보려 한다.


1. 트랜짓 (Transit)


** 중간 경유지에서 비행기에서 잠시 내렸다가 동일한 비행기를 다시 탄다 **


트랜짓은 비행기의 유지보수를 위해 잠시 쉬는시간이라 생각하면 된다. 항공사는 트랜짓 시간동안 기내 청소 및 급유/급식을 진행한다. 그동안 승객들은 잠시 공항의 대기실로 나와서 1~2시간동안 기다리다가 트랜짓 시간이 끝나면 다시 탔던 비행기, 기존 본인의 자리로 돌아온다. 이때 기내수하물(hand carried baggage)은 들고 나왔다 다시 들어가야하지만, 위탁수하물(check-in baggage)은 기내에 안전하게 보관되어있으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비행기에서 공항내 트랜짓 대기실로 승객들을 내보낼때, 항공사 직원이 출입통로 가운데에서 '트랜짓 승객은 이쪽으로 가세요'라고 적힌 팻말을 들어 승객들을 유도한다. 공항 대기실로 연결되는 간이게이트에서 직원들은 트랜짓 승객들의 비행기 표와 자신들이 가진 승객리스트를 확인한다. 확인이 완료되면 승객들에게 트랜짓 카드(Transit Card; 에어차이나는 Transit Boarding Pass)를 나누어주고 트랜짓 대기실(Transit Point, Transit Area)으로 입장시킨다. 트랜짓 시간이 끝나면 게이트에 있던 직원들이 '트랜짓 승객분들 입장바랍니다'라고 공지하고, 트랜짓 손님들은 받았던 트랜짓 카드를 반납하면서 비행기로 다시 입장한다. 인터넷에서 보면 트랜짓 시간이 5시간 이상으로 긴 경우가 있고 그때에는 아래 트랜스퍼의 경우처럼 경유국가로 입국이 가능하다고는 하는데 이부분은 확인이 필요하다.



2. 트랜스퍼 (Transfer)


** 중간 경유지에서 기존 비행기에서 내리고 새로운 비행기로 갈아탄다. 보안검색 과정이 추가된다 **


흔히 환승이라고 부르는것이 트랜스퍼이다. 지하철탈때 1호선에서 4호선으로 갈아타는것을 환승이라 하듯, 비행기도 특정노선 비행기에서 다른노선 비행기로 갈아타는것을 트랜스퍼(=환승)이라 한다. 출발지에서 목적지로 구성된 비행기표를 예매할때 '직항'에비해 저렴한 '경유'의 경우 비행사에서 두개노선 이상의 비행기들을 묶어서 하나의 티켓으로 판매하는데, 이것이 트랜스퍼이다. 또한 비행사에사 결합해놓은 상품 말고도 승객이 직접 두개이상의 비행기노선을 조합해서 다구간으로(multiple destinations) 표를 구성할 수도 있는데, 이것도 트랜스퍼이다. 트랜스퍼 개념을 잘 활용하면 경유지에서 자유롭게 여행하는것이 가능하다.


항공사 결합티켓에서 트랜스퍼에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1시간에서 길게는 1박에 이르고, 승객이 직접 결합한 티켓의 경우에는 하루든 90일이든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그리고 예매중(결제전)에 항공사에 연락하여 스탑오버(Stop-over) 적용을 요청하면 트랜스퍼 기간을 24시간 이상으로 변경할 수 도 있다. 다시 언급하지만, 트랜스퍼란 출발지와 목적지가 이미 정해진 상황에서, 중간 경유지에서 몇시간이 되었든 며칠이 되었든간에 비행기를 갈아탄다는 개념이다. 만약 트랜스퍼 시간이 짧으면 공항에서 쇼핑할새도없이 비행기를 갈아타야 할것이고, 그 시간이 길면 경유국가에 입국하여 마음껏 여행을해도 될것이다. 


참고로 트랜스퍼 '시간을 기준'으로 24시간 이상이면 스탑오버(Stop-over), 24시간 미만이면 레이오버(Lay-over)라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다룰 예정이다. 단 미리 언급할것은 레이오버(24시간 이내)인 경우에는 위탁수하물이 다음비행기로 자동 연결된다는것이다. 반대로 말해, 스탑오버(24시간 이상)는 위탁수하물을 찾아야 한다. 그래도 예외가 있다고 하니 위탁수하물을 맡길 때 목적지까지 보내달라고 말을하거나 위탁수하물을 맡길때 받게 되는 확인증에서 목적지를 확인하는것이 좋을것 같다. 또한 항공기 규정에 경유지 체류(스탑오버) 불가라고 적혀 있더라도 환승시간를 기다리는 동안 입국심사를 거쳐서 공항 밖으로 나갔다 오는 것은 가능하다. 주의할것은 입국게이트가 아닌 환승게이트를 거쳐 보안검색대를 통과해버리면(환승구역으로 들어와버리면) 공항밖으로 나갈수 없다. 이것을 몰라서 서두에 언급했듯 12시간동안 공항에 박혀있었던것이다!! 공항에 따라 경유지 입국 후 출국수속시 공항세, 출국세등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보통 트랜스퍼 시간이 짧은경우 최초 출발지에서 두개이상의 보딩패스를 각각 발급해준다. (트랜짓의 경우 보딩패스는 한장만 받고 환승공항에서 트랜짓카드를 받는다.) 위의 사진에서 보딩패스를 보면 충칭->헬싱키, 헬싱키->토론토로 가는 두장의 보딩패스가 있는데 트랜스퍼인 경우에는 충칭에서 이 두장의 보딩패스를 한번에 받는다는 것이다. 주의할것은 아래쪽에있는 보딩패스처럼 탑승시간과 자리는 인쇄가 되어있는데 게이트가 정해지지 않아 게이트 번호가 없을 수 있다는것이다. 그런경우 탑승시간전에 미리 공항에 도착하여 해당 비행기가 몇번 게이트에 있을지 안내화면에서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트랜스퍼 간격이 긴 경우에는 두번째 보딩패스를 직접 공항 수령처에서 받아야 할 수도 있다.


또한 트랜스퍼 시간이 1시간정도로 짧은 경우가 있을 있는데, 이런경우에는 탑승게이트를 찾는데에도 시간이 걸리고 보안검색받는데 시간이 의외로 많이 걸리기 때문에 서둘러야한다. 보안검색을 다시받는 이유는 출발공항과 경유국가의 보안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개 2~3시간 이상의 트랜스퍼 시간여유있는 예약을 하는것을 권장하는것 같다. 실제로 베이징 공항에서 트랜스퍼를 하는 과정에서 나름 서둘렀음에도 불구하고 1시간30분정도가 소요되어 아슬아슬하게 비행기를 탔다. 너무 시간이 촉박한 경우면 스탭이나 다른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해서 비행기 출구쪽에 앉을수도 있고 수속 대기줄 앞쪽으로 이동(새치기?) 할 수도 있다. 당연히 눈치보이는건 감수해야..


대신 트랜스퍼 시간이 널널한 경우 공항내 환승구역에서 쇼핑등을 즐길 수 있다. 몇몇 항공사(ex. 에어차이나)에서는 트랜스퍼 시간을 기준으로 공항내 라운지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아니면 환승구역으로 들어가는것 대신 출입국카드를 작성하며 환승국가에 정식으로 입국하는것도 가능하다. 무비자 국가를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어느국가에 입국하고자 하면 비자(Visa)가 필요한데, 그중에서 중국비자 발급비는 5만원이 넘는다. 이러한 비자발급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여러나라에서는 트랜스퍼 승객을 대상으로 통과비자(Transit Visa)를 임시적으로 발급하고, 이를통해 해당 국가에서 정식비자가 없이도 잠시(중국 최대 144시간) 체류하는것이 허용된다. 이렇게 환승 승객을 위해 비자가 없이도 입국하는 정책을 무사증 통과(TWOV, Transit Without Visa)라고 한다. 이 내용 역시 다음글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싱가폴항공, 아랍에미레이트항공, 인천공항 등에서는 통과비자 발급고객들을 대상으로 무료 호텔 또는 관광패키지를 제공한다고도 한다. 이 경우 입국수속후 자유여행을 즐기고, 트랜스퍼 시간에 맞춰 공항에 돌아와 출국수속을 받은 후 탑승게이트로 도착하여 트랜스퍼를 완료하면 된다. 


환승시 공항 외부출입과 관련하여 위 문단을 다시 정리하자면 '스탑오버든 레이오버든 환승시간의 길이에 상관없이 환승 절차가 아닌 입국 절차를 밟아 공항밖으로 나갈수 있다. 이때 24시간 미만 환승인 레이오버는 위탁수하물 챙길필요없고, 24시간 이상 환승인 스탑오버는 위탁수하물 챙겨야 한다. 또한 경유국 입국시 비자가 필요한경우, 해당국가 비자가 없더라도 환승승객을 위한 무사증 통과규정이 있는 국가라면 해당국가 임시 입국이 가능하다. 그리고 항상 예외가 있을 수 있으니 항공사에 확인받는것이 최고'로 요약할 수 있겠다.



3. 트랜짓, 트랜스퍼 복습문제

위 도표에 따르면 김포 출발지, 바르셀로나 목적지 사이에 베이징, 비엔나를 경유한다. 두개의 경유지에서 트랜스퍼, 트랜짓이 발생한다.


(CA138) 김포 09:25 출발 -> 베이징 10:50 도착

> 트랜스퍼(레이오버): 베이징에서 CA138편에서 내리고 15:00후에 CA841편 타기

(CA841) 베이징 01:50 출발 -> 비엔나 05:45 도착

> 트랜짓: 비엔나에서 CA841편에서 잠깐 내렸다가 01:40후에 다시타기

(CA841) 비엔나 07:25출발 -> 바르셀로나 09:25 도착



트랜스퍼 보딩패스 출처: http://www.flyertalk.com/forum/trip-reports/1691274-gold-one-go-finnair-monster-6.html

일부인용: http://blog.naver.com/travelbay/3004404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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